두놈들 이야기/2011년
용지봉 산행
건전육성
2011. 2. 27. 08:46
교회 뒷편으로 나지막한 산이 있다길래, 애들 데리고도 등산할 수 있다길래, 마침 토요일 생각난 김에 실천에 옮겼다. 물만 한병 손에 들고 사람들 가는 길 따라 무작정 올라갔다.
해찬은 어디에서 봤는지 나무 지팡이를 하나 만들었다. 아마 유치원 산행때 선생님께 들은 것으로 추측.. 몽둥이가 부러져 중간에 몇차례 바꿨다. 불편하다고 냅두고 가재도 괜찮다고 끝까지 들고 간다. 정상까지 갔다가 내려 오는 길에는 필요없다고 버리라고 하니 그때 버렸다.
가면서 힘들면 얘기하라고 조금 쉬었다 가도 된다고 했다. 그러나 해찬은 내가 먼저 얘기하기 전에는 힘들단 얘기를 안한다. 굉장히 자존심이 강한 아이인가 보다.
중간에 가도 가도 끝이 없길래 해찬에게 내려갈까 했더니, 정상까지 가잰다. 가서 야호~ 불러야 한다고..
여기가 거진 정상이다. 더 위로 올라가는 길은 있었지만, 군부대를 통해 내려가는 길이라고 했다. 우리는 여기서 '야호'는 아니지만, 작은 목소리로 "엄마, 해든아, 사랑해"를 외치고 다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야간 오르막이 있길래, 장난삼아 뒤에서 번쩍 들어 올려주었다. 자기도 할 수 있다고 다시 내려간단다. 가면 또 있다고 달래고는 다시 길을 재촉했다.
처음에는 별로 높지 않은 산으로 생각했는데 길은 험하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거리가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도 다리가 조금은 아픈데 해찬은 별로 아프지도 않은가 보다. 내려와서는 숨쉬기와 다리운동을 하고 마무리하였다.
용지봉 검색을 해보니 정상이 따로 있나 보다. 다음에는 지리를 좀 파악하고 김밥싸서 오전에 출발해야 겠다. 암튼 해찬 요놈 참 물건인듯하다. 보통 힘들어도 힘든척도 안하고, 자기가 할 수 있다고 직접 한다고 하고..
오늘 해찬과 나는 너무나 좋은 시간을 가졌다. 대화도 많이 하고 해찬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되고.. 자주 이런 시간을 가져야 겠다. 일주일에 한번이면 더 좋고 최소한 2주일에 한번 정도는 함께 등산을 해야 겠다..